19일 오후 연남동의 한 골목. 번잡한 홍대 주변과 달리 작고 특색 있는 커피숍과 공방 등이 이어져 있고 한적한 분위기다. [유성운 기자]

2 년여 동안 주말이면 용산구 이태원에서 점심을 먹던 영국인 클로이 테일러(39·여)는 지난달부터 점심 장소를 인근 경리단길로 옮겼다. 주말이면 이태원에 관광객이 몰려 거리와 식당들이 너무 붐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경리단길 주변은 식당 규모나 종류는 이태원보다 작아도 조용해 좋다"고 말했다.

 서울의 대표적 명소인 대학로·홍대 앞·이태원·가로수길(신사동)의 화려함과 번잡함을 벗어나 조용하고 한적한 대안(代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오프(off) 대학로와 연남동·경리단길·새로수길이다.

 오프 대학로는 종로구 혜화동과 명륜동 일대 20여 개의 극장들이 밀집한 공간이다. 명칭은 미국 브로드웨이의 상업화에 반발해 생겨난 오프 브로드웨이(off broadway)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만큼 "진짜 연극을 올린다"는 자부심이 강한 동네다.

  1980년대 후반부터 연극 메카로 자리 잡은 대학로의 임대료가 2000년대 들어 급등한 데다 흥행에 집착해 대중성을 앞세우는 경향이 강해진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오프 대학로가 생겨났다.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인근의 명륜동과 혜화동으로 연극인들이 터전을 옮긴 것이다. 이젠 연극 팬들 사이에서 '괜찮은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이 났다. 한 달에 두 번가량 이곳을 찾는 최소영(23)씨는 "내가 맘속으로 그리는 대학로 분위기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연남동은 홍대 앞 터줏대감들이 연이어 이동하 고 있다. 예술시장 '프리마켓'으로 유명한 '일상예술창작센터'도, 카페 '주다야싸 망명정부'도 이곳으로 옮겼다. 경성고등학교와 연남동 주민센터 사이로 '오리지널 홍대 스타일'을 표방한 작은 가게들과 공방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곳의 작은 골목길들인 '연남동 올레길'도 유명세를 타 18일에는 '제1회 연남동 올레길 걷기 행사'까지 열렸다.

 이태원 인근의 경리단길은 남산 하얏트 호텔 아래 국군재정관리단(옛 육군중앙경리단) 을 중심으로 형성된 길이다. 차를 타고 2~3분 남짓 걸리는 이태원과 달리 거리는 한산하고 가게들은 작다. 흔한 프랜차이즈 커피숍이나 레스토랑도 없다. 2년 전부터 10평 미만의 이국 음식점들이 들어섰고 이태원의 번잡한 분위기를 피하려는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며 유명세를 탔다. 스페인 음식점 '미 마드레'의 정승원 사장은 "이곳은 30대 이상이나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다"고 전했다.

  새로수길은 가로수길과 연결된 신사동 일대 15개 골목을 통칭한다. 서울의 여느 번화가처럼 복잡해진 가로수길에 비해 아직 조용하고 고유의 개성을 유지한 새로수길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강남구청도 최근 관광안내 책자에 새로수길을 표시하고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에 표지판도 제작했다. 박혜영(32·여)씨는 "가로수길에 비해 새로수길이 한적하고 개성도 있는 것 같아 외국인 친구들에게 많이 소개한다"고 말했다.



출처: http://media.daum.net/society/nation/metro/newsview?newsid=20120821002803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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